2024년 11월 19일 작성
2024년 11월 19일 작성
“Rest in Peace. 우리의 못난 감자튀김이여”. 오늘은 장례식을 활용한 우스꽝스러운..(?) 광고를 하나 소개할게요. KFC의 광고인데요. 악평이 쏟아진 소비자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 들이고, 새로운 감자튀김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 장례식을 센스있게 활용했어요. 생중계도 하고 거리에 운구차까지 돌아다닌 그분..(?)의 장례식. 함께 돌아 보시죠.
2023년 8월 1일이었어요. 그분의 장례식은. 눅눅하고 맛 없는 KFC 장례식은 이미 캐나다에서 정평(?)이 나있었는데요. 캐나다 감자튀김 만족도에서 당당히 꼴등을 차지하며 쏟아지는 악평에 KFC는 대책이 필요했어요. 새로운 감자튀김으로 재탄생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그들의 화끈한 액션은 장례식이었는데요.
때는 2014년부터였어요. 트위터에 꾸준히 올라온 KFC에 대한 저격, 감자튀김에 대한 비난. 좋아요 수가 보이시나요? 전 세계가 싫어할 정도로 맛없다는 불만에 KFC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했어요. 이 트위터를 거리의 전광판으로 만들곤 ‘new ones are coming soon’이라는 기대감을 한 방울 불어 넣었는데요.
KFC 마케팅 이사 아짐 악타르는 “사람들이 우리 감자튀김을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겸허히 받아 들였고 재밌게 재출시할 방법이 필요했다”고 말했어요. 대담하고 재밌는 걸 추구하는 KFC의 전략은 가장 진지하고, 또 가장 엄중해야 할 장례식을 활용하는 것.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장례식은 실제와 비슷했어요. 관 속에 누운 감자튀김, 진중한 추도문, 눈물을 보이는 조문객, 모든 절차가 끝난 후 내보내지는 관, 관을 기다리는 운구차. 운구차는 토론토의 중심 거리를 오고 가며 감자튀김의 마지막을 알렸다고 해요. 꽤나 진심이었던 광기에 한 가지 분명했던 건 모두가 KFC의 새로운 감자튀김에 기대감을 갖게 됐단 것.
장례가 하나의 문화라는 관점에서 고이는 늘 죽음, 끝, 그리고 이를 표현하는 장례가 어떻게 하면 보다 새롭고,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하는데요. 그런 고이에게 좋은 영감을 주었던 브랜딩 활동이었다고 생각 되었어요. 비록 사람에 대한 장례는 아니지만, ‘무겁다’라는 단어가 대표적인 장례에 대한 인식을 조금은 덜어내고 유쾌함은 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요.
한 번 더 마지막, 그리고 마지막에 대한 표현이 중요하다고 느껴져요. 사견이지만 저 역시 어릴 적 KFC 감자튀김이 다른 곳보다 맛없다는 생각을 간혹 했는데, 이렇게 장례식으로 표현되니 맛없지만 밉지 않고, 더 맛있던 다른 감자튀김들 보다 더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 같기도 해서요. 감자튀김과 우리 인생이 같을 순 없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또 각인되는 마무리를 짓는다는 건 모두에게 중요할 것 같아요. 오늘도 KFC 감자 튀김 같았던 나의 하루, 하지만 언젠가 다가올 특별한 마무리를 위한 여정이라 생각하며 기분 좋게, 또 바삭하게 이어 나가 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