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8월 05일 작성
2024년 08월 05일 작성
삶을 말하는 콘텐츠는 많지만 죽음을 말하는 건 흔치 않아요. 아쉬운 것 같아요. 죽음은 경험할 수 없어서, 하지만 너무나 중요해서 어떠한 장면, 그리고 문장들을 통해 대신 느끼고, 생각하고, 사유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어느덧 5개월 밖에 남지 않은 올해.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어딘가 뒤틀린 것 같다면, 왠지 쉬어가고 싶다면, 삶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다면 삶의 끝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세요. 당신의 생각을 도와 줄 몇 편의 영화들, 여름 끝자락 작은 울림이 더해지길 바랍니다.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된 애드워드와 카터.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한 가지 비슷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바로 버킷리스트에 대한 꿈이 있다는 것. 그들은 병실을 뛰쳐나와 같이 여행을 떠나게 되죠.
스카이다이빙, 사파리 투어, 카레이싱, 문신. 대학생 때부터 꿈꿔온 '언젠가'의 것들에 대해 하나씩 펼쳐 보기 시작하는데요. 그들이 퇴원을 하고 여행을 떠난다 말했을 때 사람들은 그들이 삶을 포기했다고 말해요. 하지만 그들은 무엇도 포기하지 않았죠. 오히려 삶을 누구보다 소중히 바라 보았기에, 그 끝에 나다운 서사를 더하고팠는지도 몰라요.
우리도 소싯적 꿈꿨던 것들이 있잖아요. 현실에 치여 묻어 두고 외면했던 나만의 울림과 설렘들. 언젠가 다가올 삶의 끝에서 작은 후회도 없도록, 오늘 이 순간 두 할아버지의 용기가 당신께도 닿기를 바랄게요.
루이자의 인생에는 책임이 중요해요. 의무감으로 살았던 인생이에요.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남자친구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운동을 해요. 그래서 성공했어요. 촉망받는 사업가에, 훌륭한 외모와 몸매. 2년 전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 말이죠.
하지만 사고 후 루이자는 혹독한 치료 끝 간신히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약해지고, 폐렴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요. 이런 그녀에게 윌은 더 넓은 세상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 줘요. 새로운 음식들을 먹여 주고, 예술 영화를 보여 주고 아름다운 음악회의 선율도 들려 주죠.
존엄사라는 주제로 화제가 된 <미 비포 유>. 한 남자의 인생과 삶의 끝 사이에서 찾아 온 예기치 못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 속 다시 보게 되는 '나다운 삶'. 현실에 치인 우리 모두에게 오늘을 사는 다른 시각을 선물할 거예요.
아픈 엄마와 함께 사는 코너는 강박이 심해요. 매일 악몽을 꾸죠. 절벽에서 엄마가 자신 손을 잡고 매달려있는 꿈. 그런 꿈에 찾아온 몬스터. 몬스터는 밤마다 한 가지 이야기씩을 들려 주는데, 그 이야기가 끝나면 코너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 주라 말해요.
이유 없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 믿음에 대한 이야기, 투명 인간과 동정에 대한 이야기. 여러 이야기 끝에 코너는 어머니의 죽음에 여태까지 어머니의 손을 잡아 주지 못했던 본인 때문이라는 자책을 하게 되는데요. 몬스터는 이런 코너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요. '인간은 복잡한 짐승이야. 고통스런 진실보다 거짓 위로가 필요할지도 몰라.'
일상 속 우리는 슬픔을 감추고 기쁨만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가 죽음에 대한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알려 주지 않는 것 같기도 한데요. 감정도 학습의 반복이라는 것, 죽음을 바라 보는 시선과 감정을 잘 형성하기 위해 노력과 교육이 필요함을 말해 주는 영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