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세상입니다. 물 한 잔 사 먹기도 힘든 돈이지만 고이는 이 100원에 누군가의 마지막을 말하려 하는데요. 출시하자마자 CAC 관점에서 경쟁사 대비 50배 넘는 성과로 신호탄을 쏘아 올린 100원 상조. 이 요상한(?) 생각은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또 어떻게 이 시장을 바꿔 나갈 건지에 대해 공유드리고 싶습니다.
한 번 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상조 가입 시 가전 제품 증정, 크루즈 증정, 어쩌구 저쩌구 증정. 당장 죽음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 않고, 미리 준비하려는 분들은 더더욱 없기에 혜택이라는 미끼를 앞세워 가입을 유도하는 건데요.
문제는 업체가 폐업할 경우 상조 납입금의 50% 밖에 보상받지 못하며, 나아가 중도 해지할 경우 남은 가전제품 가액에 대한 위약금/추심까지 발생한다는 점이죠. 허울 좋은 혜택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기존 시스템. 고이는 이 시스템에 대한 해결이 상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더 많은 분들에게 죽음에 대한 준비를 건강하게 시작하게 할 액션이라 생각했습니다. 올해 성공한 Pre-A 25억 투자 유치와 함께 선불제 상조 산업에 진입할 수 있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무언가 해 볼 환경도 마련되었죠.
가전 제품 같은 혜택을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했습니다. 다음 세 가지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한다면 우리는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기존 선불제 상조는 평균 월 3만 원에서 6만 원 사이의 납입금이 필요해요. 큰 부담은 아닐 수 있지만 정확한 니즈가 없다면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금액이죠. 이 금액을 100원이라는 형식적 수준으로 인하시키면 더욱 많은 분들께 가입의 문턱을 낮추고, 가입으로 인한 혜택들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직 상조의 필요성이 충분히 인지되지 못한 때, 앞서 죽음을 준비하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삶의 끝을 고민하는 것에 중요하다는 걸 한 분이라도 더 알게 만들고 싶었달까요. 장례 발생 시까지 납부하고, 잔액은 장례식 이후 후불로 납부하는 구조라면 새로운 경험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바가지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시장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선불제’라는 개념 하에 미리 돈을 냈는데 또 돈을 내야 하는 게 납득이 가지 않죠. 예상치 못했던 현장 추가 구매까지 더해지면 애도 보다는 장사에 가깝다는 인식을 받게 됩니다. 고이는 이를 위해서 절대적인 상품 자체의 거품을 걷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했고, IT 기술력을 고도화해 약 5~600만 원의 가격을 200만 원 대로 낮췄어요. 또한 품목별 정찰제를 도입하고, 세부 품목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100% 공제해 드리는 부분까지 더함으로써 합리성, 그리고 투명성을 높였습니다. 이런 경험이 축적되면, 고객들이 상조의 가치를 인지하고, 이 인지가 시장 전반에 새로운 인식을 더할 거라 생각했어요.
고이는 10년 후 가격을 보장해요. 통계청에서 발표한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6%인데요, 이에 따라 계산하면 약 200만 원의 장례 비용 상승도 함께 예상돼요. 미래의 어느 순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장례를 최대한 합리적이고, 또 마음 부담 없이 치를 수 있도록 지금 가입 시 평생 동일 가격을 보장해 드리기로 했어요.
본질을 잃지 않는 것, 고이 팀의 신조이자 앞으로도 잃지 않을 나침반이에요.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지만 정성과 애도의 마음까지 낮추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본의 관행이 부적절했고, 그렇게 높은 가격과 예치금 없이도 편안하고, 안전하며, 정성스레 치를 수 있는 게 장례라는 걸 시장에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이 증명이 조금씩 성과로 보여 기쁜 마음입니다. 앞으로 죽음에 대한 건강한 담론이 익숙해질 수도 있도록. 또 익숙함 속에 폭리가 걷혀질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100원 상조, 앞으로도 본질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언제 돌아 봐도 감동적인, 또 오래 가는 여운으로 기억될 만한 장례를 선물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